성남여성의전화 '가정폭력' 설문…'무시한다' 음주폭행 많아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가정폭력은 '결혼 후 3년 이전'에 가장 많이 시작됐으며 가해자가 '무시한다'는 핑계로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성남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센터(신연숙 소장)에 따르면 2015∼2016년 이 센터를 방문해 상담한 피해자 5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가정폭력 피해자 결혼연수는 20∼30년이 29.2%로 가장 많았다.

폭력이 시작된 시기는 '결혼 후 3년 미만'이 64.2%로 가장 많아 초기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폭력 시간대는 야간이 38.9%로 많았으나 '주야 구분 없이 이루어진다'는 피해자도 37%에 달했다.

폭력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의 핑계는 '가해자를 무시한다'는 것이 33.7%, '말대꾸 탓'이 15%로 나타났다.

반면 피해자가 생각하는 가해자의 폭력 이유는 '권위주의적 사고방식'(21.6%)과 '술'(22.5%) 때문이었다.

음주로 말미암은 가정폭력에는 배우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한 권리로 여기는 가부장제의 문화적 맥락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가정폭력이 가해자 일방의 편향적이고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가정폭력' 송판 격파하는 강은희 여가부 장관
'가정폭력' 송판 격파하는 강은희 여가부 장관[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체적 피해로는 멍이나 타박상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그보다는 정신적 피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우울, 불안, 모욕감, 무기력, 수치심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이 그것이다.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더 심해질까 봐 참는다'(23.1%)거나 '맞서서 대항한다'(20.8%)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최근 쌍방폭력으로 상담이 늘어나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 가해자도 자신도 맞았다며 고소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의논 상대로는 친구(22.3%), 시집식구(18.6%), 친정식구(17.3%)가 대부분이었고 상담원은 7.4%에 불과했다.

상담한 피해여성의 절반(50.0%)은 이혼을 원했고 34.1%가 결혼생활 유지를 바랐다.

센터 측은 "이혼을 원하지만 실제로 이혼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다"며 "피해자가 주도적으로 변화를 만들겠다는 자립 의지를 높이기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9월 1일 열린 성남여성의전화 주관 가정폭력 예방 토론회
9월 1일 열린 성남여성의전화 주관 가정폭력 예방 토론회


kt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9/02 16:29 송고




출처 :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9/02/0200000000AKR20160902133900061.HTML?input=1195m